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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메디, 세계 관상동맥질환 진료 지침을 바꾸다(김효수 교수)
11-30-22 Hit 1,171

김효수 서울대 교수, 세계 최대 임상시험 성공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수” 

 

환절기와 겨울철에는 관상동맥질환으로 유명을 달리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으로 대변되는 관상동맥질환은 심장이 뛰도록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는 병이다.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부실해져 심장근육이 괴사하면서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2019년 국내에서 1만3000명이 관상동맥질환으로 사망했고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이 질환은 스텐트 시술로 치료한다. 볼펜 용수철처럼 생긴 그물망을 좁아진 혈관에 넣어 확장시키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시술 부위에 혈전이 생기므로 환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혈소판 억제제를 평생 먹어야 한다. 대표적인 혈소판 억제제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이다.

스텐트 시술을 받은 관상동맥질환 환자는 6~12개월 동안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한다. 이후에는 이 두 종류 중 한 종류를 평생 먹는다. 1980년대부터 아스피린이 관상동맥질환 사망과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면서 아스피린은 관상동맥질환 환자가 평생 복용하는 약으로 자리 잡았다. 클로피도그렐은 속쓰림이나 출혈 등 아스피린 부작용으로 아스피린을 먹지 못하는 환자에게 사용하는 정도다. 그러나 출혈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아스피린을 평생 먹는 것이 환자에게 이로울까. 이런 의문을 품은 국내 연구팀은 장기 연구를 통해 아스피린보다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과를 내놨다. 세계 진료 지침을 바꿔야 할 정도로 파급력이 큰 내용이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구본권·박경우·강지훈(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 박사) 교수)은 2013년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일대일로 비교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을 받고 1년 동안 혈소판 억제제 두 종류를 복용하면서 심혈관질환이 재발하지 않은 사람 5438명을 대상으로 삼았다. 한 그룹(2728명)은 하루에 1회씩 아스피린을 먹고 다른 한 그룹(2710명)은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했다. 2년 동안 추적한 선행 연구 결과를 2021년 세계 의학지(랜싯)에 보고했다.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환자에게 이롭다는 내용이다. 클로피도그렐 투여군에서 아스피린 투여군보다 복합 재발 건수(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협심증+출혈의 합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가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이므로 2년 이상의 장기적인 효과 검증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2014년부터 평균 6년간 그 환자들을 추적한 후속 연구 결과를 2022년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서큘레이션)에 발표했다. 클로피도그렐 투여군은 아스피린 투여군보다 심장혈관 위험 26%, 허혈 위험 34%, 출혈 위험 26%씩 각각 낮으면서도 사망률(각 6%대)에는 차이가 없다는 내용이다. 단일 혈소판 억제제로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수하다는 과학적 근거를 세계 최초로 제시한 것이다. 시사저널은 최근 미국심장협회에서 발표를 마치고 귀국한 김 원장으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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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수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구본권·박경우·강지훈 교수)은 2013년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일대일로 비교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을 받고 1년 동안 혈소판 억제제 두 종류를 복용하면서 심혈관질환이 재발하지 않은 사람 5438명을 대상으로 삼았다. 한 그룹(2728명)은 하루에 1회씩 아스피린을 먹고 다른 한 그룹(2710명)은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했다. 2년 동안 추적한 선행 연구 결과를 2021년 세계 의학지(랜싯)에 보고했다.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환자에게 이롭다는 내용이다. 클로피도그렐 투여군에서 아스피린 투여군보다 복합 재발 건수(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협심증+출혈의 합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가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이므로 2년 이상의 장기적인 효과 검증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2014년부터 평균 6년간 그 환자들을 추적한 후속 연구 결과를 2022년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서큘레이션)에 발표했다. 클로피도그렐 투여군은 아스피린 투여군보다 심장혈관 위험 26%, 허혈 위험 34%, 출혈 위험 26%씩 각각 낮으면서도 사망률(각 6%대)에는 차이가 없다는 내용이다. 단일 혈소판 억제제로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수하다는 과학적 근거를 세계 최초로 제시한 것이다. 시사저널은 최근 미국심장협회에서 발표를 마치고 귀국한 김 원장으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들었다.
 

스텐트 시술을 받은 관상동맥질환 환자가 평생 복용할 혈소판 억제제로 아스피린을 지금까지 사용해온 배경은 무엇인가.


“스텐트 시술 후 혈전이나 재협착을 예방하기 위해 초기 수개월 동안 두 종류의 혈소판 억제제를 복용하고 안정된 후부터 평생 한 종류의 혈소판 억제제를 먹어야 한다. 세계 진료 지침은 평생 복용할 단일 혈소판 억제제로 아스피린을 권한다. 그러나 이 지침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자의적인 의견에 따른 것이다.”


그 자의적인 의견에 반대되는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 학회에서 발표한 것으로 아는데, 이번 연구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번 연구는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이후에 평생 복용해야 할 단일 혈소판 억제제로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직접 비교한 유일한 연구다. 선행 연구와 추가 연구를 통해 평생 복용할 약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증명했다.”


학계 반응은 어떤가.


“이 연구 결과가 동양인에게 국한되고 서양인에게 적용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소규모 반론이 있다. 그러나 자의적 의견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어서 학계 반응은 뜨겁다. 이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들은 아스피린을 클로피도그렐로 바꾸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했다. 앞으로 이 연구 결과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 결과가 국제 의학 교과서를 바꾸는 계기가 될까.


“국내는 물론 최소한 아시아의 진료 지침은 바뀔 것이다. 이런 연구가 다시 실현되지 않을 것 같고, 이 연구가 유일한 과학적 근거가 되므로 매우 높은 신뢰를 받을 것이다. 만일 서양인에게도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 이번 연구의 신뢰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향후 세계 진료 지침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계적인 의학저널(NEJM)과 국내 학회를 통해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효과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NEJM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우리 연구와 다른 것으로 안다. 국내 학회에 발표된 연구는 바이어스(bias·편향)가 있어서 과학적 근거가 되지 않는다. 두 약제와 관련된 연구들을 종합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낫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클로피도그렐 투여군은 아스피린 투여군보다 출혈 위험이 26% 낮았는데도 사망률이 낮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출혈은 그 기준(BARC)에 따라 1~5형이 있는데, 클로피도그렐 투여군은 아스피린 투여군보다 3형(전문가가 확인한 근거 있는 출혈)과 5형(사망으로 이어질 치명적인 출혈)의 사망률이 각각 35%와 50% 낮았다. 그러나 심장질환 외의 사망이 클로피도그렐 투여군에서 많다 보니 두 약물 투여군의 전체 사망률이 비슷해졌다.”


아스피린은 출혈 등의 부작용이 문제인데, 클로피도그렐의 단점은 무엇인가.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약리작용 기전은 다르다. 아스피린은 신체 대사를 바꾸기 때문에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하다. 그래서 아스피린은 속쓰림, 출혈 특히 뇌출혈 위험이 있다. 클로피도그렐은 특정 수용체만 차단하는 것이어서 신체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클로피도그렐은 무색무취고, 먹지 못하는 사람이 없다.”


환자가 의사에게 클로피도그렐을 처방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는가.


“그렇다. 환자는 세계 학회에서 발표되는 최신 연구 결과를 잘 안다. 아스피린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없고 출혈만 일으킨다는 내용의 대규모 연구가 3개 나오기도 했다. 또 아스피린을 복용한 그룹과 아무런 약도 먹지 않은 그룹의 예방 효과를 살펴본 연구에서 아스피린 그룹에서 혈전이 다소 적게 생기는 것 외에 별 이득이 없었다. 그래서 아스피린이 심혈관질환 1차 예방약 리스트에서 퇴출되고 있다. 이렇게 가이드라인이 바뀌면서 아스피린 복용을 끊겠다는 환자가 상당히 있다. 무엇보다 의사가 먼저 환자에게 아스피린 대신 클로피도그렐로 처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사들이 기존에 쓰던 아스피린을 클로피도그렐로 바꿀 것으로 보는가.


“아스피린만으로도 큰 불편이 없다면 굳이 클로피도그렐로 바꿀 동기는 약할 것이다. 그러나 속쓰림, 멍, 출혈 등 부작용을 고민하는 그룹은 아스피린을 클로피도그렐로 바꿀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예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에 이해충돌은 없었나.


“내가 클로피도그렐 제조사와 관련이 있으면 이해충돌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 일부 기업이 연구 자금을 지원하지만 연구의 설계, 실행, 분석 등에는 관여하지 못한다. 선행 연구에 이은 후속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주도한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다. 여기에 다른 병원의 연구팀도 지원했으나 이미 서울대병원이 선행 연구를 했으니 서울대병원이 장기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퇴출되는 아스피린 자리를 클로피도그렐이 대신할 수 있을까.


“그래서 한국 역사상 최대 연구를 시작하려 한다. 관상동맥 영상(CT)을 찍으면 죽상반(혈관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인 덩어리)이 조금 있는 사람이 있다. 증세가 없어서 환자는 아닌 상태다. 이런 사람 1만 명을 대상으로 내년 초에 연구를 시작한다. 약을 먹지 않는 그룹과 클로피도그렐을 먹는 그룹을 5년 추적 관찰할 것이다. 물론 두 그룹 모두 스타틴(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은 복용한다. 그러니까 관상동맥질환 예방에 스타틴만 사용하면 되는지, 아니면 여기에 클로피도그렐을 추가로 사용하면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한 결과가 5년 후에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와 관련된 추가 연구도 있나.


“이번 연구의 하위 연구를 곧 시작한다. 고위험 환자군·사망률·경제성 분석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가격이 비슷한 미국과 영국에서는 아스피린을 클로피도그렐로 바꾸면 환자와 국가 모두 이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비싸 아스피린을 클로피도그렐로 바꾸면 환자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국가적으로 비용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아스피린 사용을 유지하면 초기에는 약값이 싸서 좋을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부작용과 사망이 늘어나 국가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스피린을 클로피도그렐로 바꾸면 관상동맥질환의 재발이나 그로 인한 사망이 줄어들어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 측면에서도 이득이다. 이를 과학적 근거로 증명할 생각이다.”



출처 : 시사저널2022.11.27(http://www.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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